우리의 사원
- 서울
- 퍼포먼스
- 11.18.토 17:00
- 11.19.일 17:00
- 서울대학교 제1파워플랜트
- 60분
- 20,000원
- 30,000원 패키지 티켓*
- *‹역행의 여행사II: 불빛과 저 마을을 향해›&‹우리의 사원›
- 한국어
세계 최대 도서관이었던 고대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 대도서관은 침략으로 유실되었고, 중국의 분서갱유와 문화대혁명 당시 책들은 불태워지고 지식인들은 죽임을 당했다. 이러한 일련의 역사는 기록물의 거대한 상실이라는 사건을 통해 역설적으로 어떻게 이데올로기가 기획되고 작동하는지 보여준다.
오늘날 인터넷 아카이브는 디지털 버전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자처하며 인류의 지적 생산물을 디지털화하여 보존하는 곳이다. 그곳의 물리적 용량의 한계는 방대한 데이터가 사라질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이유가 된다. 인터넷 환경이라는 추상화된 세계에서 데이터는 자본이라는 허상과 맞닿아 있으며, 테크 기업은 이러한 데이터를 독점함으로써 거대한 허구의 이야기를 다지고 기획한다.
‹우리의 사원›은 그 허구를 들여다보기 위해 더 큰 허구를 소환하는 전략을 취한다. 그것은 삭제되고 상실된 데이터의 소환이다. 이들은 추상화된 세계의 대서사시를 초과하는 반(反)서사로 작동할 수 있을까? 열화된 도서관을 은유하는 무대에서 관객은 상실된 데이터를 통해 우리의 관념과 믿음이 어떻게 구성되는가를 재고하며, 근거 없는 가치로 증식하는 허상의 구성물의 양상과 진위에 대해 질문한다.
컨셉·연출: 김지선
리서치 총괄: 김지선, 강윤지
리서치: 변예봉
기술·무대감독: 김지명
퍼포머: 강윤진, 김예지, 문학진, 이원호
사운드 디자인·기술: 김근채
음악·사운드 디자인: 김지현
리서치 자문: 전효경
번역: 김신우
퍼포먼스 기록 영상: 썸띵뉴 스튜디오
무대 크루: 김민중
후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서울대학교 문화예술원
본 프로그램은 문화예술진흥기금으로 추진되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23년 다원예술창작지원에 선정된 프로그램입니다.
제작 인턴 | 무대설치 보조: 김연수, 서지연, 원지수, 최언영
세계화된 환경의 제도화된 행위나 구획화된 공간에 이의를 제기하는 열린 형태의 수행적 퍼포먼스를 발전시켜왔다. 서울시장 선거 유세 현장이나 G20 회의장 주변, 광화문 광장 등 정치적인 상징성이 강한 현장에 미묘하게 개입하거나, 컴퓨터 게임의 가상공간 안에서 혁명의 (불)가능성을 진지하게 사색하는 등, 현실과 상상을 오가며 냉소적인 유희와 비평적 예리함이 서로를 위태롭게 만드는 작품 세계를 펼쳐왔다. 인터넷과 게임으로부터 로보틱스, 인공지능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기술을 과감하게 수용하면서도 이들을 스펙터클을 위한 소재로 재활용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에 대한 비판적 거리를 만들어 냄으로써 디지털 문화의 조건들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제시한다. 기존의 장르나 형식에 포섭되지 않는 독창적인 세계를 구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