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에서 숲을 호흡하듯이
- 바르셀로나
- 연극/퍼포먼스
- 11.7.화 – 11.10.금 18:20 – 20:20
- 11.11.토 – 11.12.일 11:20 – 20:20
- 11.14.화 – 11.19.일 18:20 – 20:20
- 서울예술인지원센터(구 예술청) 프로젝트룸
- 40분
- 20,000원
- 한국어
사람은 마치 숲인 듯 정원에 있고 싶어하고, 마치 세계인 듯 극장에 있고 싶어한다. 어떤 사람들은 본래는 거칠고 위험 가득한 자연의 정돈된 일부를 즐기기 위해 정원을 만든다.
극장에서는 서사 속에 말과 이미지를 배열해 정답 같아 보이는 논리를 이끌어낸다.
하지만 정원을 떠나 숲에 들어서는 것처럼, 극장을 떠나 세계 안으로 돌아오면 모든 환영이 사라지고, 눈앞에 다시 떠오르는 세상은 길들여지지 않은 위험한 곳으로서 언제나 파악불가능하다.
‹정원에서 숲을 호흡하듯이›는 본질적으로 개인적인 무대 연습이다.
이 놀이에 참석하는 모든 이들은 차례로 퍼포머의 역할과 관객의 역할을 맡게 된다. 이 놀이는 관객들에게 연극적 행위의 근본적인 역할 두 가지의 체화를 제안한다.
한 명이 무대에서 동작을 수행하면 한 명은 말없이 이를 바라본다. 그리고 수천 년 전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진 이 원시적인 연극적 약속으로부터 단순한 게임 하나가 서사를 통해 제시되는데, 이 서사를 뒷받침하는 것은 참여자가 이렇게 드러난 약속에 직면토록 하는 단순한 동작들이다.
이 체험은 상상력이 만든 픽션화된 현실, 그 구현과 구축, 우리가 극장에서처럼 말없이 관찰하길 좋아하는 이유, 우리가 창조한 세상의 인위성에 관한 몇 가지 질문을 제기한다.
컨셉: 엘 콘데 데 토레필
연출·드라마투르그·텍스트: 타냐 바이엘러, 파블로 기스베르트
목소리: 강말금
한국어 번역: 서가희
사운드 디자인: 레베카 프라가
기술감독: 이삭 토레스
사운드 테크니션: 우리엘 아일랜드
프로덕션: 울리 반덴베르게
총괄 프로덕션: 시엘로 드라이브 에스엘
유통·투어 매니지먼트: 알레산드라 시메오니
공동 제작: 산타르칸젤로 페스티벌(이탈리아)/ CSS 테아트로 스타빌레 디 이노바지오네 델 프리올리 베네치아 줄리아
후원: 마스 니암 니암 미에레스(스페인)
2010년 타냐 베옐레르(Tanya Beyeler)와 파블로 질베르트(Pablo Gisbert)가 결성한 듀오 극단 엘 콘데 데 토레필의 무대는 오늘날의 현실을 직접적으로 재현하는 대신 단순하고 진부하면서도 어쩐지 기괴한 표상들을 통해 추상화한다. 질베르트의 시적인 텍스트와 베옐레르의 엉뚱한 미장센이 만드는 절묘한 몽타주는 21세기가 당면하는 개인과 정치 체제 사이의 새로운 긴장과 모순을 무대로 끌어들인다. 그들이 바라보는 오늘의 현실은 새로운 형태의 전체주의가 잠식한 소외의 생생한 현장이다. 그 광경은 치명적으로 비극적이면서도 터무니없을 정도로 우스꽝스럽다. 이는 정치적 비전을 상실한 유럽의 통렬한 캐리커처이자, 무기력한 이 시대의 뼈아픈 자화상이기도 하다. 그 공허함의 잔상은 각 개인이 어떻게 자유와 책임을 새로이 상상하고 짊어질 수 있는가에 대한 첨예한 질문으로 공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