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남⨉엄기순⨉정해진
웅성거림을 위한 웨이브스케이프

혼합매체 설치
20분

아트스페이스 3

11.09.토 15:40
11.10.일 16:40

‹웅성거림을 위한 웨이브스케이프›는 사라져가는 장치에 대한 청각적이고 촉각적인 기억을 토대로 라디오의 채널 사이에서 감각했던 파도를 모아 바다를 만든다. 각각의 라디오에는 빛센서가 달려있어 프로젝터로 영사되는 핸드 드로잉 애니메이션에 반응하여 라디오의 노브를 모터로 작동시킨다. 이에 따라 라디오는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파도소리를 만들어내고 그 결과 파도의 군집과 같은 웅성거림, 즉 바다를 청각적으로 시뮬레이션하게 된다.

이를 통해 전자 장치가 가지고 있는 매체적인 가능성을 포착하려 한다. 전시장에 비치된 수많은 장치 사이를 산책하며 고도화된 기술사회에서 은폐된 기계의 작동을 바깥에서 바라볼 수 있게끔 하는 것이 본 작업의 목적이다. “어떻게 동작하는지”를 바라보는 것 자체가 감상의 영역으로 이동한다는 것은 여전히 우리가 극장 안에 살고 있음을, 더 나아가 영사기 안에 살고 있음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시네마적 경험이기도 하다.

웅성거림을 위한 웨이브스케이프
© 안효주